저는 수영을 못했었습니다. 엄밀히 얘기하면 조금은 했었습니다. 다리는 개구리고, 팔은 개인 짬뽕형... 수영장 가면 힘들어 죽겠는데 친구들이 재밌다며 "또 해봐~ 또 해봐~"하며 구경하곤 했었죠.

수영을 정식으로 배우려는 생각이 있었는데, 10년전쯤 biostat 선배 한분이 저를 물에 띄우려고 시도하다가 포기 하고, 8년전쯤 새로온 roomate가 대만에서 온 수영코치였습니다. 얼씨구나 하고 배울랬더니 안 떠서 또 포기...

그러다가 교통사고(3중추둘) 한 번 저지르고 허리가 몇 년 아프다가 괜찮은것 같더니  징징대는 딸애가 태어나서 맨날 안고 있으려니 요통이 재발해서 그리 심하지는 않은데 거의 만성이 된듯해서 다시 수영에 도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SAS에는 beginner I, II, Intermediate I, II, 그 위 level은 체크 안해봤습니다만 다양한 level의 수영강의와 수중운동 강의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월급 100만원 받는 알바에게 삼성 이사 월급이 딴 세상일이듯, 개구리-개 hybrid로서는 itermediate 위는 알 필요가 없죠.

10월 beginner I을 들었는데 화,목, 1시부터 30분간 강의를 들었습니다. 왠일로 첫날 뜨더군요. 뜨고 나니 뒤집어서 다리만 흔들어도 끝에서 끝까지 23meter가는건 문제도 아니었습니다.

무료 강의인지라 처음에는 6명이었는데 한주가 지나니 3명이 되었습니다. 몇번 이상 참가를 안하면 $15인가 벌금을 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강제로 징수했다는 소리는 들어보지 못해습니다. 하여간 하도 열심히 해서 강사가 저보고 "The most advanced stduent in the beginner I class"라는 영애로운(?) 칭호를 주었습니다.

물먹으면서 열심히 자유형을 배우는데 마지막 수업이었습니다. 강사가 물에서 뭔가를 발견하더니 다들 나가라고 하더군요. 그러더니 기다란 투망으로 뭔가 덩어리를 건져냈는데 냄새를 맡아보니 "응아"였습니다.

격주 일요일 수영장을 가족용으로 개방해서 어린애들이 수영을 하는데 애 응아같다고 하더군요.

그때가 목요일인데 일요일에 있던 애 응아가 그때까지 남아 있다는게 좀 이상했습니다.  그런데 수영강의 직전에 수중 에어로빅 강의가 있습니다.  SAS는 한번 입사하면 대부분 나가지를 않아서 나이 많은 사람들이 무지 많습니다. 그 수강생의 절반 이상이 노인들이었는데, 아무래도 그중 조절이 잘 안되는 한 분이 실수를...

하여간 그날의 충격으로 2주간동안 수영장에 가지 못했었습니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