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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례명 바꾸면 안돼요?

김인숙 베레나 2017.02.07 16:46 조회 수 : 734

얼마 전 고등학생 딸이 내게 물어온 말입니다. 유아세례를 받았기 때문에 본인의 의사가 전혀 반영이 안되어 예쁜 세례명으로 바꾸고 싶다고 합니다. 생각해보니 그런 맘이 들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나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아버지가 지어주신 흔한 이름 때문에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았고 때론 동명이인과 곤란한 상황을 경험하기도 했었기에 이름이라면 할말이 많은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몇 주 전, 저희 구역으로 옮겨오신 형제님께서 구역 자매님들의 본명을 물어보시고 외우신 일이 있었는데 자매님 한분 한분 세례명이 어찌나 예쁘던지요. 세실리아, 엘리사벳, 아나다시아, 데레사, 크리스티나, 리디아, 아가다, 아녜스, 베로니카, 스테파니아, 안젤라, 유스티나, 마리안나... 특히나 예쁘지 않은 한국이름을 가진 분들에게 서양의 공주, 여왕, 천사의 이름을 하나 더 갖게 되었으니 더 좋을 수 밖에요.

가톨릭교회에서 세례명은 존경하고 본받고 싶은 성인의 이름이나 생일과 축일이 비슷한 성인의 이름 중에서 선택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저의 경우에도 영명축일과 제 생일이 같고, 남편은 예비자 교리를 하던 당시에 공부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학자들의 수호성인인 알베르또 성인의 이름으로 세례명을 정했습니다.

성당 분들을 만나면 흔한 제 한국이름 대신 예쁜 세례명으로 불러주셔서 참 기분이 좋습니다. ^^

하느님을 믿고 순명하는 삶을 살다 가신 훌륭한 성인의 이름을 많이 부르고 저 또한 성인의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 삶을 살아야지 다짐해 봅니다. ^^

가난한 이들의 수호자이신 프란치스코 본명을 가진 분들은 가난한 이들을 돌보는 일에 노력하고 데레사 자매님들은 마더 데레사처럼 하느님의 말씀을 실천하는 삶을 살면 참 좋지 않겠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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