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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신부님 교중 미사의 짧은 강론 버전 입니다.

사랑이란 미안하다고 말 하는 것

장봉구 2009.02.08 10:21 조회 수 : 710 추천:59

영화 ‘러브 스토리’에는 이런 대사가 나온다.  “Love means never having to say you're sorry."  '사랑이란 후회하지 않는 것‘ 이라고 번역된 것 같은데 일각에서는 ’사랑이란 미안하다고 말하지 않는 것‘ 이란 해석도 있었다.
  2003년 10월, 나는 파리로 휴가 여행을 떠났었다.  그 전해 큰아이가 있던 캐나다에 갈 때 남편은 내가 워낙 그런 일에 치밀하지 못한 것이 못미더워 비행기 도착시간, 갈아탈 캐나다 국내항공 시간, 돌아올 때 타야 할 비행기 시간 등을 코팅해서 열 개를 만들어 가방과 코트 옷 주머니 곳곳에 넣어주었다.  완전히 팔순 되신 노인 미국딸네 집 갈 때 상황이었다. 어쨌든 그 다음해 파리에서 노르망디며 리지외, 옹플러, 파리 시내를 씽씽 돌아다녔다.  잘 놀고 집에 돌아와 보니 남편이 자랑스럽게 ‘거실 카펫 당신 없을 때 내가 빨았지...‘  교과서대로라면 ’어머나, 힘들었겠어요. 나 혼자 재미있게 놀고 와서 미안해요.‘  이것이 정석일 것이다.  그런데 나는 1초도 쉬지 않고 ‘어머나, 그거 울 백 프로인데 물빨래하면 어떻게 해!  당신은 나한테 물어보지 않고 그렇게 하면 어떻게 하냐고.‘ 남편 얼굴이 쓸쓸하건 말건 정확히 지적하고 잘못을 인식시킨 후 나는 그 일을 잊어버렸다. 그 후 한 달 보름 후 그는 폐암 말기라는 진단을 받았다.  스스로 가족과 헤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기 때문에 진단을 명확히 전달받았어도 그는 그 말을 입밖에 내어놓지 않았다. 두 달 동안 아이들과 그 사람이 떠난 후 닥칠 일들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은행 계좌번호, 거래처와 과정확인 등, 그에게 물어보기만 하면 순식간에 해결될 일을 그냥 했다. 가는 사람도 있는데 그거 힘들다고 뭘 확인하랴... 그런 생각이었다. 마지막 날 호스피스병실로 옮겼다.  그는 이미 말이 없고 의식도 없었다. 심장 그래프만 불규칙하게 선을 긋고 있었다.  '저렇게 오래가면 힘들겠다.‘ 그것이 임종인 줄도 모르고 아이에게 그 말을 하는 순간 토라진 계집애처럼 그 그래프는 딱 멈추었다. 그렇게 딱 두 달을 가족과 함께 있다가 하늘나라로 갔다.
  이제 와 생각하면 사랑이란 것은 그때그때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 고맙다고 말하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왜 그렇게 울 100% 카펫 건이 그리 오래 내 맘에 가책이 되는지... 더 크게 잘못한 일도 많은데 말이다. 캐나다 코팅건은 대비가 되어 어찌 그리 가책을 느끼게 하는지, 웃기는 이야기지만 남편이 나에게 잘못한 일도 막 생각해봤다. 그렇다고 그 가책이 덜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올해 바오로의 해 전대사 은총에 나도 물론 몇대를 돌아가신 분께 드렸다. 연옥에 있는지 하느님의 자비로 이미 평안을 얻었는지 모르지만 전대사 배달을 받으면 그는 그럴 것이다. ‘이 마누라, 이제는 미안한거 아는가 보다.‘ 사랑이란 미안하다, 고맙다 말하는 것이다. 그렇게 말할 때 훨씬 기쁘고 상대가 미쁠 것 같다. 그리고 비로소 미안함과 죄책감에서 해방되어 그를 진실로 떳떳한 마음으로 사랑하며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 맹경순 베로니카 │ 평화방송 아나운서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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