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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신부님 교중 미사의 짧은 강론 버전 입니다.

내 맘 안에 풀뽑기

나부덕 2008.07.18 20:44 조회 수 : 1281 추천:171


   강화섬의 수도원 마당에 나무들과 꽃들, 상추, 파, 고추, 토마토, 오이, 옥수수, 고구마를 심어 놓은 텃밭이 있는데 자주 풀을 뽑아 주었다. 비닐을 깔지 않고 농약을 쓰지 않았기에 더욱 풀들이 자라고 메뚜기들도 있었다. 거름을 주어 가꾸는 푸성귀보다 잡풀들이 억세게 줄기차게 자란다. 뽑아도 새로 돋아나고 줄기를 자르면 곧 옆가지를 치고, 밭이나 길바닥에 납작 깔릴 정도로 밟혀도 끈질기게 살아난다.


   사람들 가운데 억세고 끈기 있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잡초인생이라고 하던가. 잡풀은 재배 대상이 아닐 뿐 아니라 작물에 해를 끼치는 식물을 뜻한다. 잡풀을 뽑아버리지 않으면 농작물 수확량이 3할에서 8할까지 줄어든다고 한다. 농사란 ‘잡풀과 싸움’이라고 할 만큼 농사짓는 사람들에게 끊임없는 부담을 준다. 그래서 잡풀을 죽이는 화학약품들도 있지만 그것은 풀만 죽이는 게 아니라 땅과 벌레, 물도 죽인다. 오늘 농민주일을 맞아 먹을거리를 길러 내는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그들의 땀에 고마움을 전한다.

   가라지의 비유는 착한 사람과 나쁜 사람들이 뒤섞여 사는 교회에 매우 잘 어울리는 비유이다. 성급한 이들은 나쁜 죄인들을 교회에서 내쫓아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비유에서 착한 사람과 죄인들을 가리는 일은 하느님의 종말심판 때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죄인을 가려 내어 없앤다고 하다가 착한 사람들을 희생시킬 수도 있다. 그래서 착한 사람과 죄인들에 대한 판단과 상벌은 하느님의 종말심판에 맡겨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과연 우리 삶에서 원수가 누구일까?

   직장에 출근했는데 지각이다 - 지난 밤에 술이 원수지 / 남대문이 불에 탔다 - 돈이 원수지 / 자식이 사고내고 교도소에 있다 - 자식이 원수지 / 영감이, 딸이, 공부가, 나라님, 동무, 가족 … 세상에는 원수가 참 많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실은 원수가 가장 사랑하고 가까운 사람이었고, 나에게 상처를 준 이들은 내가 잘 아는 사람이다. 시기, 질투로 뒤틀어진 관계를 일그러진 사랑에서 다시 찾아야 한다. 아예 가라지를 뿌리지 않도록 잘 지내야 하겠다. 교회 안에서 더욱 - “원수를 사랑하고 여러분을 박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시오”(마태 5,44). 니체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그리스도교의 가르침은 약하고 비겁한 자들의 것이고 강하고 용감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혹평했다. 그것이 맞는 말일까?


   미움을 미움으로 보복하는 것은 미움을 더욱 크게 한다. 미움과 증오는 인간의 영혼에 상처를 입히고 인격을 일그러지게 만든다. 미움을 없애는 방법은 사랑뿐이다. 그리고 사랑만이 원수를 벗으로 만들 수 있다. 링컨은 자신을 가장 비난한 스캔톤을 참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방장관에 임명했다. 링컨의 장례 때에 “그는 세상에 살았던 가장 위대한 인물이고 세대를 초월해서 영원히 산다”고 그의 죽음을 슬퍼했다.

   밀밭에 가라지는 주님께 맡기고 내 마음 안에 있는 잡풀은 뽑아야 하겠지!


- 박문식 베네딕토 신부│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관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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