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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신부님 교중 미사의 짧은 강론 버전 입니다.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믿음

나부덕 2008.03.14 16:03 조회 수 : 1693 추천:329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믿음
  

   대개 집안에서 키우는 반려견들이 그렇듯 우리 집 강아지 ‘두스’도 어지간히 나가는 것을 좋아했다. “나가자!” 하면 좋아서 깡충깡충 뛰면서 어느 새 제 끈을 물고 올 정도로…. 그 날은 오후 출근이라 오전 시간이 여유가 있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나는 두스에게, “누나가 오늘은 아침에 산책시켜 줄 게. 이따 나가자!” 하고 약속을 했다. 이 말을 알아들은 듯 두스는 두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나를 졸졸 따라다녔다.

   하지만 나는 갑자기 중요한 글을 쓸 게 생겨 두스와 했던 약속을 미뤄야만 했다. 노트북을 켜고 몰입해 글을 쓰는 동안 두스는 내 방문 앞에 앉아 가만히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저러다 좀 있으면 일어나 다른 데로 가겠지’ 하는 예상과는 달리 두스는 내가 글을 다 쓸 때까지 꼼짝도 않고 앉아 있었다. 마침내 노트북을 닫고 일어나자 따라서 일어나 꼬리를 흔들며 끈을 물고 왔다. 내 약속을 기억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 맞다. 내가 나간다고 약속했지. 근데 그럼 이제까지 기다렸단 말이야? 30분이 넘도록 꼼짝도 않고?” 순간 대견스러움과 안쓰러운 마음이 동시에 밀려오며 도저히 약속을 모른 채 넘어갈 수 없었다.

   신난 두스를 데리고 산책을 하는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개 주인도 이런데, 하물며 하느님, 아버지께서야….’ “아들이 빵을 청하는데 돌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생선을 청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좋은 것을 얼마나 더 많이 주시겠느냐?”(마태 7,9-11)

   아하! 어린아이 같은 마음으로 믿으란 말이 아마도 이런 것인가 보구나! 그 갈구하는 순수한 갈망의 눈빛과 한 치의 흔들림 없는 믿음과 기다림…. 두스가 중간에 체념하고 일어나 가 버렸다면 나는 그 날 두스를 데리고 나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어린아이 같은 그런 온전한 믿음을 가질 수 있냐 하는 것인데….

   믿음이 약해질 때마다 떠올리는 복음 구절이 있다. ‘가나안 여자의 믿음’(마태 15,21-28)이 그것이다. 마귀가 들린 딸을 살려 달라고 간청하는 여인에게 예수님께서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으신다. 그러다 제자들의 말씀을 듣고 나서는 여인의 간청을 거절하신다. 세 번째 애원에도 예수님께서는 “자녀들이 먹을 빵을 강아지에게 던져 주는 것은 옳지 않다”시며 거절하셨지만 여인이, “주님, 그렇긴 합니다마는 강아지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는 주워 먹지 않습니까?” 하고 말하자 “여인아! 참으로 네 믿음이 장하다”시며 탄복하시고 원을 들어 주신다. 과연 그 여인과 같은 간절함과 ‘용기’를 가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다른 사람도 아니고, 주님의 면전에서, 주님한테서 거절을 당했는데도 계속 구할 수 있는 그런 ‘믿음’과 ‘용기’를 가진 사람이….


- 영은 아녜스│KBS 기자·앵커
- 2008년 3월 9일 TKCC 주보 말씀의 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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