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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신부님 교중 미사의 짧은 강론 버전 입니다.

자만(自慢)의 자화상

나부덕 2008.03.01 11:13 조회 수 : 1789 추천:352

자만(自慢)의 자화상


   '자기 알림의 시대’라는 말 자체가 낯설지 않게 들린 지 오랩니다. 그런데 정치·사회적인 변화의 물결 속에서는 자기 알림의 현상들이 더욱 더 증폭되기 마련입니다. 잘난 체하고, 능력 있음을 과시하는 사람들이 여기저기서 나타나 자기를 알리려 합니다. 그래서 ‘검증’이라는 말이 실감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면 치유 사건의 한 중심에 예수님께서 자리하고 계십니다. 그분께서 눈먼 사람을 만나십니다. 하지만 눈먼 사람이 그분께 치유해 달라고 청했다는 내용은 그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처음부터 예수님께서 주도권을 쥐고 이 사건을 이끌어 가십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시험하려했던 바리사이들이 그냥 있을 리가 없습니다. 오늘의 복음은 단순한 치유사건을 전해 주는 것이 아니라 믿음의 여정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가를 알려 줍니다. 이 치유사건은 눈먼 사람뿐 아니라 바리사이들에게도 하느님의 놀라운 역사(役事)의 손길을 발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하지만 바리사이들은 예수님을 향해 마음의 문을 이미 단단히 닫아걸고 있었습니다. 그에 반해 눈먼 사람은 예수님께서 행하시고 말씀하시는 것 모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입니다. 그 결과 예수님을 절대적으로 신뢰했던 그는 땅에 침을 뱉어 그것으로 진흙을 개어 자기 눈에 발라 주시는 어처구니없는 그분의 행위를 겪으면서도 거칠게 항의하거나 거부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의 믿음은 바리사이들과 논쟁하면서 엄청난 시련에 봉착하게 됩니다. 바리사이들은 율법을 철저하게 지키고 있음을 자랑하면서 그렇지 못한 자들을 거침없이 단죄할 정도로 교만과 자만의 수렁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그들은 성경 지식을 근거로 예수님께서 눈먼 사람을 고쳐 주신 것이 안식일이었기 때문에 아무리 좋은 일이라 해도 결코 하느님께서 하신 일이라 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립니다. 아무리 선한 일이라 해도 안식일에는 아무 일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절대적인 규범으로 내세워 예수님을 단죄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눈먼 사람은 비록 율법적인 지식은 없어도 예수님께서 자기에게 보여 주신 놀라운 업적을 겪은 사람으로서 그분의 행위가 하느님에게서 온 것이라는 확신을 갖습니다.

   그는 학문적인 지식도 없고 사회적인 신분 역시도 내세울 것 없지만 그저 매순간 자신이 겪고 있는 현실 안에서 예수님을 한 단계 한 단계 더 깊이 알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예수님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던 바리사이들은 이러한 눈먼 사람의 믿음 행보를 방해할 뿐 아니라 예수님의 정체성 자체를 부인하는 데 그를 이용하려 했습니다. 바리사이들의 집요한 방해 공작에도 불구하고 눈먼 사람은 한 발짝 한 발짝 믿음의 여정을 행하면서 급기야 “주님, 저는 믿습니다”라고 고백합니다.

   다시 말해 그는 예수님을 세상의 빛으로, 구원자로 믿고 고백하고 있는 것입니다. 눈먼 사람은 육체적인 시력만 회복하게 된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알아볼 수 있는 영적인 시력도 얻게 된 것입니다. 그에 반해 바리사이들은 볼 수 있다는 자만심 때문에 결국에는 보아야 할 분을 보지 못하고 기다려 왔던 분이 그분임을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바리사이들의 그러한 불행을 이 시간 우리가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혹시 우리도 ‘검증’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까?


- 안병철 베드로 신부│서울대교구 사무처장
- 2008년 3월 2일 TKCC 주보 생명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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