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을 알고 그리스도를 아는 우리들은 기쁨의 사람들입니다.
신앙의 사람들은 자기가 맡은 일을 하기 싫은 노동으로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자기가 하는 일이 성가시고 하기 싫은 힘든 노동이 아니라 매사가 기쁜 일일 뿐입니다.
노동이 빵을 구하기 위한 직업과 관련이 있다면 일은 소명과 관계가 있습니다. 일은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다하는 것입니다. 자기가 해야 할 일을 잘 알고 있고 기쁨으로 그 일을 해 나가는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예수님의 말씀을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일하고 계시니 나도 일을 합니다"(요한 5,17).
사제로서 살아가는 것도 하느님의 일을 하는 것이요, 그래서 직업이 아니라 소명(召命)을 사는 일입니다.
기쁨으로 사제직을 살아가는 신부들은 보기에도 좋습니다. 기쁘게 미사를 봉헌하고, 기쁘게 성사를 집행하는 사제들은 아름답습니다.
그것이 사제들이 일상에서 해야 할 작은 일들입니다. 그 작은 일에 충실한 사제들을 교우들은 좋아할 것입니다.
돌아가신 마더 데레사는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나부터 시작되는 사랑은 작은 일들이나 자질구레한 일들도 귀찮아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하게 합니다. 작은 일에 충실하다는 것은 참으로 위대한 일입니다. 그러니 언제나 작은 일에 충실하십시오… 하느님께 사소한 것이란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비유 이야기에서 주인은 자기 재산을 사람들에게 맡겨 줍니다. 사채놀이하며 고리대금업자가 되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들 각자에게 알맞은 은총을 나누어주셨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면에서 우리는 각자 하느님 은총의 관리자들입니다.
오늘 복음은 하느님 은총이 어떻게 해서 풍요롭게 되는지 그 비결을 알려줍니다. 우리들에게 맡겨진 작은 일을 기쁘게 하고 충실하게 하는 것이 그 비결이라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작은 일에 충실했으니 이제 내가 더 큰 일을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자, 오십시오. 와서 여러분의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눕시다!"
하느님 은총은 그것을 고맙게 받아들일 때 점점 더 풍요로워집니다. 하느님 은총은 그것을 자기 것으로만 움켜잡지 않을 때 더 풍요로워집니다. 하느님 은총은 그것을 기쁨으로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눌 때 점점 더 풍요로워집니다. 이것이 하느님 은총의 신비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작은 일에 충실하고 그 일을 기쁨으로 하는 것이 기본일 것입니다. 기쁨이 없다면 하느님께서 맡겨주신 작은 일에 결코 충실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언제나 하느님의 일을 열심히 함으로써 자신을 잊고(發憤忘食 발분망식),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니 기쁨 가득하여 근심 걱정이 없습니다(樂而無憂 낙이무우).
그렇게 살아가기를 소망합니다.
- 박성칠 미카엘 신부 ․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