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당신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오신다면!”
오늘 제 1 독서에 나오는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구원의 하느님을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전쟁으로 인한 파괴와 살육의 현장 속에서 하느님을 찾는 사람들의 몸부림이 처절합니다. 구원의 하느님을 기다리는 마음은 결코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것입니다. 믿는 이들은 하느님께서 하늘을 찢고 내려오시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절박한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아! 하느님, 제발 하늘을 쪼개고 내려오십시오!”(공동번역)
교회는 하느님을 우리 인간을 찾아오시는 구원의 하느님으로 고백합니다.
주님의 기도에서 믿음의 공동체는 이렇게 기원합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소서!”
사도신경에서 교회는 오시는 그리스도를 고백합니다. “산 이와 죽은 이를 심판하러 오시리라 믿나이다.”
신약성경은 오시는 분에 대한 간절한 기다림으로 그 끝을 맺고 있습니다. “오소서. 주 예수여!”(묵시 22,20). 이 부르짖음은 C. 까레또의 표현을 빌면 "그리스도께서 지상을 떠나신 이후에 하늘나라를 향해 바쳐진 뜨거운 모든 기도의 집약" 입니다.
믿음은 이렇게 주님께서 오신다는 희망을 떠나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 희망은 종종 절망 속에서 주님께서 빨리 오셔야 한다는 절절한 부르짖음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아! 하느님, 제발 하늘을 쪼개고 내려오십시오!”
이 부르짖음에 주님께서는 이렇게 약속하셨습니다.
“그렇습니다. 내가 곧 가겠습니다!”(묵시 22,20)
주님께서는 최후의 만찬 때에도 같은 약속을 하셨습니다.
“나는 여러분을 고아들처럼 버려두지 않겠습니다. 나는 떠났다가 기어이 여러분에게 다시 오겠습니다”(요한 14,18).
제자들이 한밤중에 호수 한가운데서 있는 힘을 다하여 집채만한 물결과 싸우고 있을 때, 주님께서는 제자들을 향하여 가까이 다가오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여기 있습니다. 두려워하지 마십시오”(마르 6,50).
오늘부터 우리는 대림절을 지냅니다. 대림절은 우리에게 항상 새롭게 오시는 주님을 묵상하는 시간입니다. 대림절은 그래서 기쁨의 시기요 설렘의 시기입니다. 우리는 이 시기를 주님을 깨어 기다리는 은총의 시간으로 만들어가야 할 것입니다.
기다림은 그러나 언제나 낭만적이지만은 않은 것, 역사의 아픔 속에서 구원의 하느님을 기다린다는 것은 처절한 몸부림을 동반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더욱 더 주님을 깨어 기다리는 자세가 필요할 것입니다. 기쁘면 기쁜 대로 슬프면 슬픈 대로 우리는 오시는 주님을 깨어 기다립니다. 오시는 주님으로 우리의 슬픔은 기쁨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아! 하느님, 하늘을 쪼개고 내려오십시오(破天降下 파천강하)!”
- 박성칠 미카엘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사무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