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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신부님 교중 미사의 짧은 강론 버전 입니다.

믿음없는 강아지

장봉구 2009.03.29 10:38 조회 수 : 654 추천:73

우리 집에는 열세 살이 된 강아지가 한 마리 있다. 워낙 오랜 세월을 함께 살다 보니 가족 같은 느낌이 든다. 이제 할머니가 된 강아지는 눈이 보이지 않고 귀도 잘 들리지 않는다. 우리 네 식구는 모두 애처로워하며 강아지가 원하는 것은 모두 다 들어준다. 그중에도 나를 엄마라 생각하는지 제일 잘 따르는데, 내가 거실 소파에 앉아 좀 쉬기라도 할 양이면 계속 올려달라고 내게 성화를 부린다. 호기심이 많아 궁금한 일이 생기면 별일 아니라도 뛰어 내려갔다가는 몇 번이고 올려달라고 보채는 것이다. 다리에 힘이 없어 뛰어오르지 못하니 처음 몇 번은 그냥 올려주는데 횟수를 거듭하다 보면 은근히 짜증이 날 때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내가 손으로 잡아 올려줄 때 그냥 몸에 힘을 빼고 가만히 있으면 될 것을, 온몸에 힘을 주고 버둥거려 떨어뜨릴까봐 여간 조심스러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자기 딴 에는 잘 보이지 않으니 불안하기도 하겠지만 한두 번도 아니고 매번 버둥거리는 것이다. “가만 좀 있어라!” 소리도 쳐보지만 아무 소용이 없다. 이 강아지는 왜 나를 못 믿는 것일까? 한 번도 떨어뜨린 적이 없고 다치게 한 적도 없건만 자기의 불안을 이기지 못해 버둥거림으로써 오히려 위험한 상황을 자초하기도 한다.
  우리도 하느님 앞에서 이런 모양으로 사는 게 아닐까. 내가 뜻한 바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이루어지지 앟을 때면 하느님의 부재를 탓하며 원망하게 된다. 내가 불안과 두려움에 싸여 있을 때면 하느님의 이끄심에 맡기기보다는 어떻게든 내 힘으로 해보겠다고 힘을 쓰며 버둥대는데 이야말로 자신을 더한 위험으로 몰아넣게도 되는 것이다.
  이제 50줄을 넘으면서, 돌아보면 참말로 열심히 살아왔다는 생각을 감히 스스로 해본다. 경제적으로 힘들었을 때, 가족들이 아팠을 때, 또 내가 아팠을 때 등, 힘들고 어려운 일이 생길 때면 얼마나 애를 쓰며 극복하고자 노력했던가. 아무에게도 힘들다는 말 한마디 안 하고 살아온 것 같다. 그렇다면 지금쯤은 마음 편히 살만도 한데 내 가슴 속에는 여전히 걱정과 두려움이 가득하다. 우리 부부의 노년은 어떻게 될 것인지, 우리의 아이들은 잘 풀려야 할 텐데, 며느리는 잘 들어와야 할 텐데 등 끝도 한도 없다. 정말 “제 마음이 산란합니다. 무슨 말씀을 드려야 합니까? 아버지 이때를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 하고 말하고 싶다. 도저히 “아버지의 이름을 영광스럽게 하십시오” 하는 말이 나오질 않는다. 내 몸의 힘을 다 빼고 아버지의 이끄심에 맡기기가 정말 힘들다. 내 몸의 힘을 빼고 가만히 있으면 아버지께서 알아서 편안히 들어 올려주실 텐데, 더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안간힘을 쓰며 버둥대는 꼴이 우리집 강아지랑 똑같다.
  점점 나이 들어가는 강아지와 나 자신을 보며 모든 것을 그분께 맡길 수 있는 용기를 달라고 진심으로 청해본다.

- 안미경 데레사 ㅣ 한국에니어그램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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