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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코 1,40-45

 

한 주간 건강히 보내셨는지요? 지난주에 구정이 있었습니다. 가족들과 모여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기를 바래봅니다. 주일학교에서는 아이들이 모이지 못해서, 동영상으로 새해인사를 했습니다. 구역을 통해서 모든 분들에게 전달이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수고해 주신 선생님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연중 6 주일입니다. 이번 주 수요일은 재의 수요일입니다. 왠지 이 번 재의 수요일은 더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그 동안 마음으로 주님께 죄송해서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상하게 오늘 복음을 묵상을 하는데 무엇인가 신경을 거스르는 것들이 있었습니다. 복음에 등장하는 나병환자의 말과 행동들이었습니다. 이유 없이 이렇게 거슬리지 않을 텐데... 내 안에 무엇이 나병환자의 말과 행동에 불편함을 느끼게 만드는 것인지.... 이를 찾기 위해 마르코 복음과 루카 복음(5장 12절 이하)을 비교하며 살펴보았습니다. 이 두 복음이 신앙적으로 얼마나 다른 접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루카 복음에 나오는 나병환자는 조금 더 신앙적으로 성숙한 모습을 지닙니다. 그는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고백을 합니다. 하지만 마르코 복음에 나오는 나병환자는 그저 “스승님”이라고 예수님을 부릅니다. 마르코에 나오는 나병환자는 신앙적으로 루카의 나병환자보다 믿음이 없는 사람으로 등장합니다.

 

루카 복음에 나오는 예수님은 아무런 과정 없이 그 나병환자를 치유해 주시고 그에게 명하시어 누구에게도 말하지 말라 하십니다. 하지만 마르코 복음의 예수님은 그 나병환자를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갖고 그를 치유해 주십니다. 그리고 그에게 주의를 주듯이 친절하게 아무에게 말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하십니다. 어찌 보면 비슷하지만 조금은 다른 나병환자를 대하는 예수님의 모습을 이 두 복음은 보여줍니다. 마르코가 루카보다 조금은 더 나병환자를 향해 훨씬 자상하고 인간적인 모습을 지닌 예수님을 그려주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루카 복음에 나오는 나병환자는 직접적으로 예수님에 관한 소문을 내지 않습니다. 하지만 마르코 복음에 나오는 나병환자는 자신의 입으로 이 일을 널리 알리고 퍼뜨립니다. 루카 복음과 마르코 둘 다 예수님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하지만 마르코는 인간의 어떠한 불복종도 하느님의 역사하심을 거스를 수 없음에 더 초점을 맞추고, 루카는 이 명성이 온전히 하느님의 역사하심이었음을 드러내 주고 있습니다.

 

왜 제 마음이 마르코 복음을 묵상하면서 무엇인가 걸림돌이 되었는지 알게 됩니다. 신앙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실망하기 싫어하는 마음이 제 안에 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지 못하는 마음들에 불편함을 느끼는 마음이 제 안에 있음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그들을 이해하고 받아주려고 노력하는 마음이 제 안에 필요함을 봅니다. 늘 주위에 저보다 신앙이 좋은 분들이 계셔서 낮은 곳을 보지 못했나 봅니다. 주님께 대한 신앙에 냉소적이거나, 갈등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더 내 마음을 열어야 하겠구나... 하는 묵상을 하게 됩니다.

 

이런 묵상을 하게 된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주일에 예비자 교리를 도와 주셨던 자매님과 이야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자매님은 저에게 작년에 예비자 교리를 하셨던 분들에게 이 번 부활에 세례를 주는 것에 대해 물어보셨습니다. 저는 “예비자분들이 아직 7성사를 마무리 하지 못해서 교리를 조금은 더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상황에서 세례를 주어도 코비드19 때문에 성당에 오지 못하기 때문에 냉담자로 만들고 싶지 않다는 저의 생각을 말씀드렸습니다. 세례를 받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저는 세례를 받고 냉담을 하는 분들을 만나면 항상 속상했기에, 세례보다는 신앙생활의 충실성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 소중한 세례를 받고도 열매를 맺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실망감을 느끼는 것은 익숙해지지 않습니다. 어쩌면 예비자 교리를 하면서 제가 너무나 그분들에게 저의 사랑을 쏟아서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믿음이 없이 살다가 어떤 계기로 성당으로 찾아오신 분들에게 저는 예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드리고 싶습니다. 그 노력이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이 어쩌면 저의 부족 때문이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은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신앙적으로 덜 성숙해 보이는 마르코 복음의 나병환자가 마음에 걸렸나 봅니다. 예수님이 치유를 해 주시고 그렇게 당부를 했음에도 그 부탁 하나 제대로 들어주지 못하는 인간적인 모습에 실망감을 느끼고 있었나 봅니다.

 

그런데 오늘의 복음을 한 주간 묵상하면서 이런 생각들이 변하게 되었습니다. ‘씨앗을 뿌릴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시는 분은 하느님인데... 내가 씨앗을 뿌리지 않는 것이 더 큰 죄가 되지 않을까?’ 그 씨앗이 어떤 열매를 맺는지는 나의 능력 바깥의 일이라는 생각. 주님이 저희 공동체에 맡겨 주신 양 떼를 제가 판단하는 실수를 하고 싶지 않습니다. “그 분들이 열매를 맺지 못할까...” 걱정하는 것은 주님께 맡겨야 하겠습니다. 주님께서도 믿음이 약한 나병환자에게도 구원을 주셨습니다. 그 사람이 치유를 받고 예수님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은 것은 그의 몫 이었습니다. 그래서 제 2 독서에서 사도 바오로가 하신 이 말씀이 강력하게 다가옵니다. “나는 많은 사람이 구원을 받을 수 있도록, 내가 아니라 그들에게 유익한 것을 찾습니다.”

 

주님께 감사한 한 주간입니다. 제가 확신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얼마나 커다란 교만이 될 수 있었는지... 인간적인 약점 때문에 주님께로부터 멀어진 우리 공동체의 가족 분들이 계시다면, 그 분들의 마음에 화해와 용서가 함께 하시길 기도드립니다. 우리 스스로가 확신하는 일들은 어쩌면 약점을 보기 싫어하는 자신의 오류일 수 있다는 것을...

 

자신의 세례를 오랫동안 기다려 오신 예비자 분들에게 주님의 신앙이 다시 불타오르길 기도드립니다. 오랫동안 성당에 가지 못한다는 이유로 신앙이 식어가는 분들이 계시다면 이 번 사순절이 조금은 자신의 마음을 주님께로 돌릴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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