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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 제 27 주일 마태21,33-43

 

 

    안녕히 한 주간 보내셨는지요? 추석이 있는 주간이라서 평일 미사에 조상님들을 위해 기도하러 오신 분들이 계셨습니다. 함께 차례상도 차리지 못하고, 연도도 바치지 못해 섭섭했지만, 그래도 함께 조상님들을 위해 미사를 드리는 시간만으로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작년에 송편을 만들면서 너무나 힘드니 내년부터는 사서 먹자는 이야기를 했던 것이 생각이 납니다. 인간의 생각은 너무나 짧습니다. 이렇게 서로를 만나지 못하는 시간을 보내면서 매년 행사처럼 시끌벅적 했던 시간들이 얼마나 감사한 시간이었는지... 내년에는 다시 못생긴 송편을 만들면서 서로 웃고 떠드는 시간을 꼭 가질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오늘은 연중 제 27 주일입니다. 예수님은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에게 지난 주와 마찬가지로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십니다. 어떤 밭 임자가 포도밭을 만들고 소작인들을 두었는데, 소작인들은 주인에게 당연히 주어야 할 소출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소작인들은 처음에는 작은 욕심에서 시작했습니다. 그냥 종들을 매질해서 돌려보냈습니다. 그런데 점점 욕심이 커졌습니다. 그래서 종들을 죽이기까지 합니다. 결국 그들은 주인이 보낸 아들까지 죽이고 말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고 예수님은 질문을 하십니다.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은 대답합니다. “악한 자들은 가차 없이 버리고, 제때에 소출을 바치는 다른 소작인들에게 포도밭을 내줄 것”이라고. 예수님은 그들이 말한 대로 하느님께서 하실 것이라고 말씀하십니다.

 

   묵상을 해 봅니다. 왜 소작인들은 주인에게 마땅히 주어야 할 소출을 주지 않으려 했는지? 왜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은 예수님의 이야기를 듣고도 예수님을 죽음으로 몰고 갔는지? 어쩌면 그들은 몇 번이고 예수님께서 깨우침을 주어도 하느님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사랑이 아니었기에 말입니다. 수석사제들과 원로들을 상징하는 포도밭의 소작인들은 자기들이 가꾸는 포도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자기들이 소출한 포도는 오롯이 자신의 것이라는 욕심 때문에 주인에게 당연히 주어야 할 몫조차 빼앗긴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포도밭을 만들기 위한 주인의 노력과 정성을 생각할 수 있었다면 소작인들은 주인에게서 포도밭을 빼앗을 생각을 할 수 없었을 것이고, 그 주인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졌을 것입니다.

 

   이런 묵상 중에 한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옛날에 어떤 나라에 한 왕자가 왕위에 오르면서 궁전 탑 꼭대기에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종 하나를 설치했습니다. 그리고 그 왕은 자신의 마음이 행복으로 가득 찼을 때, 남의 손을 빌리지 않고 손수 종을 친다는 규칙을 정해 놓았습니다. 그러나 날이 가고 달이가고 해가 바뀌어도 아름다운 종소리는 단 한 번도 그 나라에서 들을 수 없었습니다.

 

  어느새 왕은 늙고 병들어 이 세상을 하직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왕을 둘러싸고 있던 신하들은 왕과 영원히 헤어질 슬픔에 흐느끼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왕은 뭉클한 것을 느끼며 백성들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했는지 느끼게 되었습니다. 백성의 사랑을 느끼는 순간 왕은 자신이 얼마나 행복한 사람이었는지 깨닫게 되었고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힘들게 몸을 움직여 직접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종을 울리고 행복한 미소를 띤 채 숨을 거두게 되었습니다.

 

   왕이 된 왕자는 처음에는 많은 것을 기대했을 것입니다. 자기가 왕이 되었고 백성들과 얼마나 행복하게 살고 싶었겠습니까? 그런데 그는 왕이라는 삶의 무게를 안고 근심과 걱정으로 자신의 삶을 살았을 것입니다. 만일 그 왕이 진작 백성들의 사랑을 알았더라면 시종일관 행복을 느낄 수 있었을 것이고, 백성들은 날마다 아름다운 종소리를 들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우리도 마찬가지로 우리 인생에 어쩌면 매일 아름다운 종소리를 울릴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만일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었다면 말입니다. 만일 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을 수 있었다면 말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를 먹으면서 이마에 깊은 골을 새기고 깊은 한숨을 쉬면서 근심으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나 합니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과 자신이 이루어 놓은 것의 차이가 크면 클수록 근심도 더 깊어질 것입니다. 내 마음의 갈증과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면 이 근심은 사라지지 않습니다.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로 비유된 소작인들은 이렇게 자신의 욕심과 갈증으로 가득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사랑으로 채워지는 행복이 아니라 소유로 채워지는 탐욕을 갈구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는 사랑으로 채워지는 행복을 원하는 사람들보다 소유로 채워지는 탐욕을 갈구하는 사람들이 더 많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알아야 합니다. 탐욕에 빠진 사람들은 결국 그 탐욕 때문에 낭패를 볼 날이 온다는 것입니다. 탐욕은 만족되는 것이 아니기에 절대로 행복에 닿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결국 사랑으로 가득한 행복 속에 사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날이 옵니다. 저도 아직은 육적인 욕심을 버리지 못해 소작인과 같은 행동을 할 때도 있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무엇이 더 소중한지 깨달아가는 중이라 노력하려고 합니다, 조금은 더 많이 내 삶에 아름다운 종소리를 내도록 말입니다.

 

   바오로 사도가 제 2 독서에서 이 모범을 우리에게 보여줍니다. 그는 이렇게 설교합니다. “아무것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어떠한 경우에든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간구하며 여러분의 소원을 하느님께 아뢰십시오. 그러면 사람의 모든 이해를 뛰어넘는 하느님의 평화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지켜 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고백대로 우리 모두가 이 삶을 살아가는 한 주간이 되기를 바래봅니다. 내 욕심으로 누군가를 아프게 하지 않고, 사랑으로 누군가와 행복을 채워가는 시간이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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