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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 22 주일 마태오 16, 21-27

 

한 주간 무탈히 지내셨는지요? 주일학교와 한글학교가 다음 주부터 개강을 합니다. 비록 아이들이 성당에 함께 모이지 못하지만, 선생님들과 부모님들의 도움으로 ‘줌’이라는 화상회의를 통해 수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 번에 아이들을 위해서 봉사해 주시는 모든 선생님들을 위해서 기도를 해 주시고, 아이들도 건강하도록 기도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연중 제 22 주일입니다. 지난주에 우리는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라고 고백한 베드로를 예수님께서는 칭찬하시고 또 당신 교회의 반석으로 인정해 주시는 복음을 묵상했습니다. 그런 베드로가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에게 크게 혼이 납니다. “사탄아, 내게서 물러가라!” 이 소리를 들은 베드로는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조금 전에 그렇게 칭찬을 해 주시더니 갑자기 “사탄”이라고 하시니 말입니다. 베드로의 입장에서는 예수님의 이런 모습을 변덕스럽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당신을 꼭 붙들고 반박하는 베드로를 보면서 예전의 일이 생각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이 베드로를 만나기 전에, 당신을 유혹하는 사탄에게도 똑같은 말씀을 하셨습니다(마태 4,10). 그 때에 예수님은 광야에서 오랜 피정을 마치시고, 당신의 사명을 수행할 준비를 하고 계셨습니다. 사탄은 예수님을 막기 위해 너무나 달콤한 유혹을 했습니다. ‘하느님이 원하시는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자신의 요구를 들어주고 달콤하고 가벼운 삶을 선택하라고.’ 예수님은 그런 유혹을 물리치기 위해 사탄에게 물러가라고 하셨습니다.

 

그러고 보면 예전 광야에서 사탄에게도 그렇고, 지금 카이사리아 필리피 지방에서 베드로에게도 그렇고,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예수님께서 받으신 유혹은 똑같은 무게를 갖는지도 모릅니다. 고난 받는 메시아의 길이나 십자가의 죽음 보다는 조금 더 가볍고 영광스러운 방법으로 이 세상을 구원해 보라는 달콤한 유혹이었던 것입니다. 예수님에게도 이 유혹을 극복하는 것이 쉽지 않았기에 복음서는 ‘달콤한 유혹’을 두 번이나 언급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일하는 것이 얼마나 인간에게 힘겨운 것인지 오늘 제 1 독서에 나오는 예레미야 예언자도 이렇게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분을 기억하지 않고, 더 이상 그분의 이름으로 말하지 않으리라.’(20,9) 예레미야는 다른 사람들에게 받는 치욕과 비웃음이 싫어서 하느님을 기억하지 않고, 그분의 이름을 부르지 않으려고 작정했을 정도였습니다. 하느님의 영광은 결코 달콤하지 않습니다.

 

그 누구도 고통을 통한 영광, 죽음을 통한 영광을 기쁘게 받아들일 수 없을 것입니다. 피할 수 있다면 그런 고통과 죽음은 피하고 싶은 것이 인간적인 욕심입니다. 영광은 원하지만 고통과 죽음은 피하고 싶은, 달콤함만을 원하는 인간적인 이기심들.

 

블론댕이라는 줄타기 명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줄 위에서 대담한 묘기로써 사람들을 감동시켰습니다. 그의 제일 뛰어난 묘기는 나이아가라 폭포 위에 매놓은 줄 위를 걸어서 가는 것이었습니다. 만약 조그마한 실수라도 저지르면 아차 하는 순간에 폭포로 떨어져 죽고 마는 위험한 곡예였습니다. 그는 어느 날 이 곡예를 끝내고서 열렬한 환호성을 울리고 있는 한 소년에게 “내 어깨에 사람 하나를 얹어놓고 갈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니?”하고 물었습니다. 그 소년은 폭포의 폭음보다도 더 크게 울리는 음성으로 “물론 하실 수 있고말고요”라고 대답했습니다. 블론댕이 그 소년에게 자기 어깨에 올라 설 것을 권하자, 그 소년은 겁이 나서 뒤로 물러섰습니다.

 

우리는 타인이 겪고 있는 위험은 쉽게 이야기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목숨을 내어놓고 외줄을 타는 사람을 향해 누구나 열렬한 환호성을 울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것이 자신의 일이 되면 이 소년처럼 뒤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수님이 앞으로 어떻게 고난을 겪고 죽음을 당하실지 제자들에게 이야기 하셨을 때, 제자들은 자신들도 예수님과 같은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그래서 베드로는 블론댕의 어깨어 올라서지 못하고 뒤로 물러섰던 아이처럼 자기도 모르게 뒤로 물러섰을 것입니다. 그리고 예수님을 꼭 붙들고 반박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너무나 두려워서. 이 두려움이 우리를 하느님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익숙한 편안함으로 이끌어 가는 지도 모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듯이 두려움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지 못하고 사람의 일만 생각”해서 신앙의 모범을 살지 못하는 때가 많습니다. 베드로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이라는 것이 마음이 아픕니다.

 

그래서 로마서에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여러분은 현세에 동화되지 말고 정신을 새롭게 하여 여러분 자신이 변화되게 하십시오. 그리하여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로마 12,2)

 

주님께서 우리에게 새로운 한 주간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내가 스스로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있지 않은지 묵상하고, 주님과 함께 하느님의 일을 위해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일 수 있는 한 주간이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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