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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모 승천 대 축일 루가 1,39-56

 

토요일 아침에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를 봉헌 합니다. 매달 첫 째주 토요일이면 성모신심 미사를 봉헌했던 시간들이 너무나 먼 이야기처럼 느껴집니다. 그래서 이 날이 왠지 기다려집니다. 레지오 단원분들이 함께 모여서 한 달에 한 번씩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는 날이라고 생각을 했었습니다. 처음에 저와 함께 레지오를 하셨던 분들 중에 많은 분들이 떠나셨고, 지금 남은 분들은 이렇게 함께 미사 드리는 것도 어려운 시간을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도 주님께서 허락해 주셔서 토요일 아침에 성모님의 대축일을 기억합니다. 주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복음에서 루가가 전하는 마리아의 노래는 사실 마리아가 직접 부른 노래가 아니라고 합니다. 이 노래는 유대계 그리스도교인들이, 더 정확히 말하면 예루살렘 교회에서 부르던 노래였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역사가 그렇듯이 이스라엘 역사도 지배층과 피지배층인 민중이 서로 대립하고 갈등하던 역사였습니다. 민중들은 새로운 지도자가 나타날 때마다 자기 조상들이 출애굽과 원 이스라엘 공동체에서 체험한 자유와 해방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했으나 돌아오는 것은 억압과 착취였습니다. 결국 민중들은 자신들이 바라는 나라는 하느님께서 직접 다스리실 때만 비로소 이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마리아의 노래는 이러한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마리아의 노래는 가난한 이들의 노래라 할 수 있습니다.

 

마리아의 노래는 본래 예루살렘 교회의 가난한 이들이 하느님의 구원 사건, 즉 예수님의 사건을 기리며 부른 노래들 가운데 하나였을 것입니다. 이 노래에서는 사람들을 잘난 사람들과 못난 사람들로 크게 나눕니다. 잘난 이들은 권세 있고 부유하지만 거만한 자들이고, 못난이들은 비천하고 배고프지만 하느님을 두려워하는 이들입니다. 결국 하느님은 잘난 이들을 물리치시고 못난이들을 두어 주십니다. 예루살렘 그리스도인들은 이 노래를 부르며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고대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예루살렘 그리스도인들의 노래는 바로 성모님의 노래가 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이 노래는 당시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노래였고, 마리아는 그들 중의 한 명이었습니다. 성모님이 직접 지어서 부른 노래는 아닐지라도, 성모님의 마음이 그 안에 담겨 있기에 이 노래는 성모님의 노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어렸을 때에는 무엇인가를 배울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학교 선생님이거나 부모님이거나 형들이나 누나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자신들이 궁금한 것을 배울 수 있는 곳이 너무나 많아졌습니다. 학교나 가정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을 수학 학원이나, 영어 학원, 피아노 학원, 미술 학원, 태권도 도장 같은 곳에서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 유 (유투브) 선생님에게 배우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많은 것을 배우면서 지금의 아이들이 과연 과거의 아이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오히려 과거처럼 삶과 앎이 한데 어우러지는 속에서 참교육이 이루어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부모님과 가족 모두가 교사였고 배우는 학생이었습니다. 그들은 서로에게 배우고 가르쳤습니다. 그러나 요즘은 부모님들이 가르침을 많은 곳에 빼앗기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워낙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 많아서 부모님들이 모든 것을 가르칠 수 없는 세상이 되어서 그렇다고 위안을 해 보지만... 그래도 가족의 끈이 가늘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인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 것 같습니다.

 

예수님도 다른 누군가에게 교육을 받은 것은 아닙니다. 복음서에서 나자렛 사람들은 무식한 목수의 아들인 예수님이 권위 있게 가르치는 것을 보고 놀라는 장면을 이야기 해주듯이 예수님은 특별한 교육을 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족들 안에서, 생활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배우고 깨달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복음서에서 요셉에 관해 전하는 바가 거의 없는 것을 보면, 예수님을 기르는 데는 어머니 마리아의 역할이 매우 컸을 것입니다. 마리아는 어린 예수에게 옛날이야기로 조상들의 역사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을 것이고, 그들이 어떤 세상을 꿈꾸어 왔으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싸웠는지를 전해 주었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어머니 마리아의 이야기를 들으며 자신의 이상과 생각을 키워 나갔을 것입니다.

 

바로 마리아의 노래는 어머니 마리아가 예수에게 바랐던 꿈꿨던 아름다운 세상이 담겨 있는 것입니다. 아들 예수에게 물려주고 싶었던, 아들 예수가 살았으면 했던 세상이 그 안에 담겨져 있는 것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이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과연 무슨 바램을 가지고 이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 묵상해 보아야겠습니다. 성모님이 자신의 아들에게 바랬듯이 당신의 자녀인 우리 모두가 그런 세상 속에서 살기를 바라실 것입니다.

 

“우리 조상들에게 말씀하신 대로, 그 자비가 아브라함과 그 후손에게 영원히 미칠 것입니다.”

 

지금 함께 레지오를 하며 묵주기도를 바치지 못하지만, 오늘만큼은 적어도 신자분들이 가족들과 함께 묵주기도를 하고 성모님의 노래를 기도로 바치시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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