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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 19 주일 마태오 14,22-33

 

한 주 어찌 지내셨는지요? 지난 주에 허리케인이 온다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우리 공동체에는 별 탈 없이 지나가서 다행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다행히 별 일 없이 지나갔는데,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허리케인으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또한 한국은 장마로 인한 물난리로 어려움에 처한 곳이 많습니다. 한국에 계신 가족 분들 중에서 고통을 받고 있는 분이 없길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물난리로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많은 분들을 위해 마음으로 기도하며 함께 합니다.

 

벌써 연중 제 19 주일이 되었습니다. 참으로 시간이 빠르게 지나갑니다. 매일 매일이 같은 날이라서 그런지 더 시간의 흐름을 체험하지 못하고 지나쳐 가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제 1 독서에서 엘리야는 하느님을 만나는 순간에 대해서 잘 말해줍니다. 주님을 만나는 순간은 인생의 파도가 치는 격정적인 순간이나, 내가 죽을 것 같은 나락의 순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 모든 것이 끝나고 내 스스로의 존재를 조용히 돌아보는 순간, 내면의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순간 우리는 하느님을 만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엘리야의 이 가르침은 어쩌면 독일의 실존 철학자 칼 야스퍼스의 이야기와 통하지 않나 합니다. 칼 야스퍼스는 인간이 초월자에게로 나아가는 과정을 이렇게 말 합니다 : “인간은 도전과 승복, 다시 일어나는 용기와 또 한 번의 좌절, 그리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낮의 법칙과 그 반대로 변해버리고 마는 밤의 정열 등을 거치게 된다. 이렇게 힘든 노력과 실패를 맛본 후 인간이 최종적으로 무기력한 상태에서 깊은 침묵에 빠져 있을 때, 초월자는 인간 앞에 자기 모습을 보여 준다.”

 

오늘 복음에서 베드로가 주님을 만나는 과정은 엘리야와 야스퍼스의 체험을 증명해 주는 듯합니다. 베드로가 예수님께 청해 물위를 걷다가 거센 바람을 만나면서 느꼈을 인간의 한계는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고백하게 했습니다.

 

베드로는 참으로 재미있는 성격의 소유자인 듯합니다. 자신의 기분에 맞지 않을 때에는 거침없이 자기 심정을 토로해 버리고, 기분 좋은 일이 있을 때에는 누구보다도 먼저 그 감정을 밖으로 표현해야 하는 성격이었습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겁이 많았고 또 위기를 견디는 끈기가 부족한 사람이었습니다. 밤새껏 헛 그물질만 하고 돌아온 그에게 다시 배를 몰아 깊은 곳으로 가자고 했을 때 그는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그러나 그 말씀의 위력을 실제로 본 후 두려움에 떨며 자기를 떠나 달라고 애원한 그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에서처럼 과감하게 물에 뛰어드는 용기를 보이다가도 파도를 보고 겁에 질려 살려 달라고 소리치는 나약한 사람이었습니다.

 

쉽게 흥분하고, 그 흥분에 따라 행동하고 그리고 즉시 뉘우치는 베드로.

 

이런 약하고 줏대 없는 베드로의 모습은 바로 우리 모든 이의 신앙을 대변해 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영세 때의 그 감격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시들한 기분. 습관적인 행동으로 변해버린 무감각한 신앙생활. 다시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아서 양심의 가책에서 해방되고 마음의 평화를 누리겠노라 굳게 다짐하고는 또 다시 같은 잘못을 저지르는 나약한 의지. 때로는 세상의 그 누구도 따를 수 없는 굳은 신앙이나 용맹을 보이지만 하찮은 일로 자신이 한 약속이나 말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어리석음. 몇 푼의 돈이나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성당에서의 나와는 전혀 딴 사람으로 돌변하는 이중성. 그리고 때때로 밀려오는 불신앙의 유혹.

 

그러나 주님은 거센 바람의 무서움 때문에 물에 빠진 베드로에게 손을 내밀어 붙잡아 주십니다. 이는 부족하고 못난 우리들이지만 끝까지 지켜주시고 이끌어 주시겠다는 예수님의 약속인 것입니다. 교회란 똑똑하고 완벽한 사람들의 모임이 아니라 부족한 죄인들의 모임이며, 이 교회를 이끌어 가는 것은 인간의 지혜가 아니라 주님의 사랑, 주님의 섭리임을 보여주십니다.

 

예수님은 당신께서 옆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센 바람 때문에 물에 빠진 베드로를 건져 주셨듯이 우리들의 모든 약점과 허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버리지 않고 이끌어 주십니다. 우리가 자신의 나약함을 인정하며 깊은 침묵 속에 기도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을 드러내시고 우리의 손을 잡아 주시겠다고 약속하시는 것입니다. 우리가 그분을 마음으로 믿고, 그분께 나가기 위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좌절 속에서도 재기의 노력을 계속한다면 말입니다.

 

어쩌면 베드로가 풍랑을 만나 믿음이 흔들리던 시간을 우리는 지금 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매일 매일 코로나라는 풍랑 앞에 시험을 받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 풍랑 때문에 마음에 불안이 들어온다면 우리는 그 두려움에 나의 믿음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어느 뉴스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우울증에 걸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소식.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자기의 일상을 잃어버려서 사람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스스로의 두려움 갇혀 버린 것이 아닐까...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가 지금 거센 바람을 보고서 두려움에 빠진 베드로와 같은 상황에서 주님이 내밀어 주시는 손을 보지 못하면, 우리는 점점 더 깊은 어둠에 빠져 버릴 수 있습니다. 막막하고 어둡기만 한 이 시간, 우리가 눈을 들어 우리를 바라보시는 주님을 향해 손을 조금만 들어 올릴 수 있는 한 주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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