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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16 주일 마태오 13,24-43

 

벌써 연중 16 주일입니다. 어둠의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습니다. 아이들도 조금씩 힘겨워한다고 합니다. 가정에서 매끼니를 챙겨야하는 어머니들께서도 건강을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가라지의 비유"를 들었습니다. 성서학자들은 오늘의 말씀을 통해 성서가 쓰여지던 당시의 교회공동체 상황을 알 수 있다고 풀이합니다.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는 상황, 그 상황은 선인과 악인이 섞여 있는 교회의 상황을 드러낸다는 것입니다. 가라지 비유에서 나타나는 공동체의 문제점은 아마 교회 안에 있었던 악인들에 대한 문제였을 것입니다.

초기 교회 공동체는 서로 친교를 맺고 빵을 떼어 나누며 기도하는 일에 전념하면서 모두 함께 지내고 모든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였다고 전해집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 안에는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실천하지 못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지닌 신자들이 생겼던 것입니다. 참다운 모습으로 살지 못하는 신자들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를 놓고 그 당시 교회 공동체는 예수님의 정신에 입각하여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던 것입니다.

 

"가라지를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수확 시에 가라지는 쓸모가 없어 불에 던져지겠지만, 자라는 동안은 그냥 놔두라는 말씀입니다. 이 말씀은 결점 많은 우리 자신에게 복음으로 다가옵니다. 우리는 완벽할 수도 없고, 하느님처럼 선할 수도 없습니다. 자신을 중심으로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고 나의 이익을 위해서 다른 사람을 짓밟는 때도 있습니다.

우리 자신은 밀인지 가라지인지 확신을 할 수 없습니다. 공동체 안에서 때로는 밀로, 때로는 가라지로 서 있기도 하는 자신을 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밀과 가라지의 양면성을 지니고 있음을 발견하면, 우리 자신 안에 좋은 씨를 뿌리시는 예수님과 가라지를 뿌리는 원수가 함께 공존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밀과 가라지가 공존하는 내가 머무는 공동체인 교회도 밀과 가라지가 함께 자라는 밭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교회를 다니면서 이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릅니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가라지를 모두 뽑아 버리면 우리 공동체가 지금보다 훨씬 좋은 공동체가 될텐데...라고. 하지만 기도하고 묵상해 보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갑니다. 내 자신도 누군가에게 가라지일지도 모른다는.... 내가 때로는 밀로, 때로는 가라지로 공동체 안에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인정한다면 말입니다.

 

신이 사람과 함께 살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하루는 호두 과수원을 하는 주인이 신을 찾아와 청탁하는 것이었습니다. “저에게 한 번만 일 년의 날씨를 맡겨 주십시오.” 농부가 매일 매일 조르는 바람에 신은 그에게 1년의 날씨를 맡겼습니다. 과연 1년의 날씨는 그의 마음대로 조절이 되었습니다. 햇볕을 원하면 태양이 뜨고, 물을 원하면 비가 왔습니다. 덜 여문 호두를 떨어뜨릴 수 있는 바람도 한 점 불지 않았습니다. 천둥도 없었습니다. 모든 것이 순조로웠습니다. 호두 주인은 그래서 늘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이윽고 가을이 왔습니다. 호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이 열렸습니다. 그는 호두를 맛보기 위해 하나를 깨뜨려 보았습니다. 그러나 그 안이 비어 있는 것이었습니다. 다른 하나를 깨뜨려 보았습니다. 그것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모든 호두가 속이 비어있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하늘에서 신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네가 하나의 수고도 들이지 않았듯이, 열매를 손에 얻을 수 없다. 도전이 없는 곳에는 알맹이가 찰 수 없다. 알맹이란 폭풍과 같은 방해도 있고, 가뭄 같은 갈등도 있어야 껍데기 속의 영혼이 깨어나 여무는 것이다.” 신의 목소리를 듣고 그 사람은 신에게 다시 날씨를 돌려 드렸습니다.

 

이 이야기처럼 우리 공동체에서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것을 제거한다고 내가 행복의 열매를 맺을 수는 있는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행복은 내가 가진 불행을 다 제거한다고 주어지는 것은 아닐테니까요. 나를 힘들게 하고, 나에게 걸리적거리는 무엇인가가 나를 더 깨어있는 사람으로 만들고 진리로 나가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압니다, 그 힘겨운 시간을 잘 이겨낸 사람들은.

 

내가 가라지가 되지 않고, 나에게 가라지로 느껴지는 것들을 극복하는 한 가지 방법이 긍정적인 사고를 갖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아니면 나에게 다가오는 일상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지 못할망정 부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아닐까 합니다.

 

[적극적인 사고의 힘]의 저자인 노만 빈센트 필은 언젠가 고뇌에 찬 친구를 만나 이야기 하다가 그 친구에게 아무런 문제도 없고 고민도 없는 평화로운 곳을 소개 시켜 주겠다고 약속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가 친구를 데리고 간 곳은 공동묘지였습니다. 그는 수많은 묘지를 바라보며 친구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고 합니다.

“내가 아는 한 아무 문제없이 살아가는 사람은 죽은 사람들뿐이라네.”

 

우리는 살아 있기에 매일 사소한 일들에서조차도 고뇌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 고뇌의 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우리는 상반되는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우리는 누구나 선인이 될 수도 있고, 악인이 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지니고 살아갑니다. 그 순간의 결정은 지금 나에게 온전히 달려 있습니다. 하느님은 내가 나 자신과 타인에게 가라지가 아닌 밀이 되기를 바라시며 기다려 주십니다.

 

그래서 지혜서는 이렇게 노래합니다.

“당신께서는 힘의 주인이시므로 너그럽게 심판하시고, 저희를 아주 관대하게 통솔하십니다. 당신께서는 무엇이든지 원하시는 때에 하실 능력이 있으십니다. 당신께서는 이렇게 하시어, 의인은 인자해야 함을 당신 백성에게 가르치시고, 지은 지에 대하여 회개할 기회를 주신다는 희망을, 당신의 자녀들에게 안겨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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