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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 12 주일 강론

김재화 시몬 2020.06.20 17:38 조회 수 : 59

연중 12 주일 마태오 10,26-33 2020년 6월 21일

 

한 주간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지난 주일에 많은 분들을 뵐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비록 마스크를 쓰고 만났지만, 그리고 미사 후에 인사도 나누지 못했지만, 주님과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서 마음이 행복했습니다. 더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 성당 규모로 봐서 당분간은 30분 내외로 주일미사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 는 생각을 합니다. 함께 하시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서도 참석하신 분들과 함께 미사 중에 기도를 드렸습니다.

 

오늘 복음은 12 사도들을 뽑으시고 그들을 파견하면서 하시는 말씀의 일부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이 세상에 보내면서 마음이 편하지는 않으셨나 봅니다. 제자들을 너무나 걱정해서 그들에게 용기를 주시고자 하십니다. 사람들을 두려워하지 말고, 예수님께서 가르친 것을 세상에 선포하라고 하십니다. 복음에 나오는 ‘어두운 데에서’와 ‘귓속말로’는 예수님이 은밀히 제자들에게 하신 말씀을 상징합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만 가르쳐 준 것을 제자들은 이제 세상에 선포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그들이 받아야 하는 반대가 얼마나 클지 예수님은 알고 계십니다. 사람들이 제자들을 어떻게 대할지 예수님은 알고 계십니다. 그러나 두려워 하지 마라고 위로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의 머리카락까지 다 세어두실 정도로 그들을 사랑하니 두려워 할 것이 없다고 격려해 주십니다. 마태오 복음 6장 26절에서도 “공중의 새들을 보아라. 그것들은 씨를 뿌리거나 거두거나 곳간에 모아들이지 않아도 하늘에 계신 너희의 아버지께서 먹여 주신다”고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이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준비해 주신다고 말씀해 주고 계십니다.

 

그런데 이 세상을 살다보면 가끔 불공평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돌보심이 느껴지지 않는 순간들이 있기도 합니다. 어쩌면 그것은 자기에게 주어지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갖고 싶어하는, 때로는 남의 것에 욕심을 부리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자기의 노력보다 사람들은 더 많은 것을 자기의 손에 쥐기를 원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때로는 다른 사람의 노력을 아주 쉽게 비하하고, 그들을 못마땅하게 생각하기도 합니다. 이 세상의 삶과 마찬가지로 신앙 안에서도 우리는 평소에 기도를 하지 않다가 위험을 느끼거나, 필요한 일이 생기면 기도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도가 들어지지 않으면 하느님께 원망을 하고 다시 멀어집니다. 하느님의 말은 하나도 실천하지 않고 자기의 멋대로 삶을 살아가면서 자기의 기도 하나 들어주지 않았다고 주님을 더 멀리 합니다. 우리는 신앙생활도 참 욕심꾸러기처럼 합니다.

 

그런 우리에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우리가 평소에 예수님을 나의 주님이라고 인정하지 않으면 당신도 우리를 당신의 자녀라고 인정하지 않으시겠다는 소리로 들립니다. 사랑이신 주님이 우리들의 불신 앞에서는 냉정한 분처럼 느껴집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혼란해 하거나 두려워 하지 않기를 원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하느님의 손길을 느끼기를 원하십니다. 예수님은 우리가 당신에 대한 믿음 안에서 굳건하게 서 있기를 원하십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12명의 제자들을 뽑으셨는지도 모릅니다.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가 곁에 있다는 것을 깨닫도록 말입니다. 우리가 힘들고 좌절할 때, 옆에서 의지가 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함께 주님 곁에 머물 수 있을 것입니다.

 

어느 평일 아침, 평소와 같이 성 바오로 병원을 향해서 출근을 하는데 어머니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할머니께서 방금 전에 운명하셨다고. 서울에서 모시면 좋겠다고. 전화를 끊고 무엇을 해야 좋을지 몰랐습니다. 우선 병원에 전화를 해서 할머니가 돌아가셨다고 전하고 며칠간의 휴가를 신청해 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가장 어른 신부님께 소식을 전했습니다. 신부님께서는 목소리만 듣고서도 제가 얼마나 당황하고 있는지를 아셨나 봅니다. 영안실을 어디로 하고 싶은지 물으셨습니다. 부모님께서 조용히 가족끼리 하기를 원하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신부님께서는 여의도성모 병원 영안실로 하자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할머니를 위해 상조를 보내줄테니 잘 이야기 하라고 하셨습니다. 너무나 당황스러운 시간이었는데 어른 신부님의 몇 마디가 모든 상황을 정리해 주었습니다. 할머니를 영안실에 모시고 장례를 치르기 시작했습니다. 친척분들이 오셔서 할머니께서 살아계실 때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그런데 저녁부터 이런 가족적인 시간은 가질 수 없었습니다. 수녀님들이 오셔서 몇 시간씩 연도를 해 주시고, 병원 가족들은 힘들게 일하고 퇴근하면서 먼 곳 까지 와서 위로를 해 주었습니다. 너무나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답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 전에 병원 식구의 가족중에 누가 돌아가시면 의무적으로 찾아 뵈었던 시간들이 후회가 되었습니다. 조금 더 마음을 모아서 위로하고 함께 했더라면 이 시간이 덜 미안할 것 같았습니다. 어머니와 아버지도 할머니 가시는 길에 많은 분이 함께 해서 좋으셨는지, 아들인 저에게 고맙다고 하셨습니다.

 

할머니 장례식에 찾아와 주셨던 분들에 대한 마음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어떻게 그 보답을 해야 할지 몰라 매일 기도중에 그 분들을 위해 기억합니다. 나에게 의지가 되었기 때문에 나도 그분들에게 힘이 되고 의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커집니다. 사람의 마음은 똑같을 것입니다. 누군가 나를 믿어 주면 나도 믿어줄 용기가 납니다. 나를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면, 나도 누군가에게 의지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집니다. 지금 우리는 서로에게 그런 사람이 아닌가 합니다. 그냥 옆에 있다는 것을 아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사람.

 

예수님과의 관계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예수님을 마음으로 인정하고 살아가는 시간만큼 예수님도 나를 당신의 마음에 담으실 것입니다. 내가 당신을 향한 마음으로 기도하고, 누군가의 아픔과 슬픔을 위로하기 위해 당신 앞에 간절하게 기도했던 시간만큼, 예수님은 나를 당신의 마음에 담으십니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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