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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구경 못한 봄 나들이

김명화 스텔라 2018.05.02 00:26 조회 수 : 136

 
미국 생활 20여 년 만에 이렇게 큰 관광버스를 타 본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스 탈일이 없는 이곳에서 나는 버스의 크기도 크기려니와 그 높이에 더욱 겁이났다.
화장실이 딸린 버스여서 그렇게 높을 수 밖에 없었나 싶기도하다.
내가 버스 높이에 시비를 거는건 아니지만 그 높게 올라 앉은 좌석에서 내려다 본 천길 낭떨어지의 두려움은 승용차로 지날때의 아찔함에  열 배는 더 한 공포였다.

  여기성당에 오니 노인분 들이 반 이상을 넘는 것 같았다.
성당에 간 첫 날부터 딱 보니 안나회 감이네 했던지 두 말않고 안나회로 입회를 시키니 싫다고 할 수도 없고 졸지에 안나회로 들어가게 되였다.
팔 구십 넘은 어르신들도 부지기수고 요셉회원이나 안나회원들이 워낙 많다보니 경로 차원에서 봄 가을 나들이를 신부님께서 늘 챙겨주신다는 것이다.

 그렇게 나는 봄 나들이 행사로 집채만한 버스에 오르게 됐다.
사람반 먹을거리 반으로 버스는 채워졌고 물 좋고 산 좋은 곳은 늘 멀리 나가야하고 그길 또한 만만치가 않다.
여기서 제일 유명한 곳은 Lake Tahoe 인데 해발 7800Ft 산속 그넓은 곳에 한강의 몇 배나 더 넓은 호수가 있다.

호수로 들러싼 산은 온통 흰눈으로 덮혀 스키장으로도 유명하다.
그 산 꼭대기에서 스키를 타고 내려올때는 호수로 바로 빨려들 것같은 아찔함과 스릴은 말로 표현이 안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스키장 이름이 천국을 뜻하는 해븐리라고 한단다.
그러니 거기까지의 길이 어디 그리 만만할까.....

험준한 시에라 산맥을 타고 오르내리는 길은 협곡의 웅장하고 장엄한 경치는 차치하고 그 아슬함에 심장이 조이는 공포는 죽음과 맞닿은 느낌이다.
 그런데 그 호수가 우리의 목적지는 아니고 그냥 지나가는 길목에 있는 경치일 뿐이다.
두 시간 정도가니 캘리포니아가 끝나고 네바다 카슨이라는 아주 작은 한적한 동네같은데 거기가 네바다의 수도라니 좀 어이가 없었다.

거기서 30여분을  더가야  네바다 버지니아 시티인데 그곳에 네바다주에서 가장 먼저 지워진 성당이 우리들의 목적지였다.
미 개척시대에 은광으로 유명했던 곳이데 지금은 은광를 캐서 실어날랐던  철로며 여기 저기 흉물스럽게 남아있는 채석장만이 남아있을뿐이다.
풀 한포기 나무 한그루없는 그 삭막한 곳에서 은이란 노다지를 캐러 수 많은 사람들이 북적됐다던 것은 상상도 할 수없이 폐허에 가까웠다.
 사막의 황량함과 쇠락한 도시의 정적이 그대로 느껴졌다.

초입에 들어서니 톰 소야의 모험을 쓴 작가의 기념관도 있고 70년대 인기리에 방영됐던 보난자의 찰영지도 이곳이란다. 
 은광 노동자들이 쉽게 헤지는 옷감을  대신해 천막천으로 만든 사람의 이름을 따서 리 바이스 청바지가 여기서 처음
만들어 입기 시작했단다.

우리나라의 민속촌처럼 그 옛날 그대로 보존하고 경찰관들의 옷도 서부시대의 보안관같은 복장을 하고 있었다.
 이젠 관광지로 지정이되어  집 수리는 물론 페이트칠도 허가를 받어야한다고한다.
전체인구가 800명 정도인데 한해 관광객이 이삼 십만명이 넘는다니 그나마 다행이고 그들이 뿌리는 돈으로 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 황량하기 이를데 없는 곳에서 멀리 보이는 성당의 첨탑은 이도시의 마지막 자존심 같기도하고
 우리가 갈구해 마지않는 영혼에 대한 희망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된다.
150여년 전에 지웠다고는 믿기지않을 만큼 웅장하고 정교했고 내부 곳곳의 섬세함과 아름다움은 절로 감탄이 나온다.
간단한 점심을 먹고 1시 미사를 보았다.

참 사람의 마음이 이상한게 성당의 웅장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신비함에 절로 엄숙해지고 없던 신앙도 새삼 더 깊어짐을 느낀다면 너무 세속적은 아닐까 조금 부끄러워진다.
영혼이 정화된 느낌이랄까.......

이곳 관광객의 반 이상은 이곳 성당을 성지순례처럼 들른다고한다.
성당 지하실엔 성당 박물관이 있어서 이성당의 역사와 최초 신부님과 역대 신부님들이 입으셨던 제의며 제기가 가득하고 성당의 역사를 기록한 글도 가득한데  읽을 수없으니 답답하기만 했다.

봄 나들이엔 당연히 꽃 구경일테고 가을 나들이엔 단풍을 보기위한 나들일텐데 워낙 사막인 이 도시엔 길가에 핀 들꽃 한송이 볼 수없었다.
그러나 봄 한철 꽃구경 못한게 무슨 대수랴.....꽃 구경에 비 할 수없는 성지순례를 다녀왔다는 뿌듯함이 더 컸던 나들이였다.
그렇게 또 한 번의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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