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

성당활동

   주일미사

    일요일 오전 10시 30분

   평일미사

    수요일 오전 10시
    목요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5시

   성당주소

    3031 Holland Road,
    Apex, NC 27502
    전화: (919)414-9256
    이메일: hellospjcc@gmail.com

자유롭게 공동체간의 의견을 표현할수 있는 게시판 입니다. 부적절한 내용은 삭제 될 수 있습니다.

누나 수녀님의 편지

김재화 시몬 2017.11.27 09:16 조회 수 : 56

어느 단체에서 부탁한 ‘죽음’에 대한 특강 준비를 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어느 형제가 내 방으로 찾아왔는데, 아침미사 강론과 잡지사에서 보낼 원고의 마감까지 겹쳐 늦은 시간까지 글을 쓰고 있었던 때로 기억합니다. 

 

사실 수도자에게 이 말이 맞는 표현일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날 저녁 미사 강론을 후다닥 쓴 다음 밀린 원고의 마감을 끝내고 마지막으로 특강 내용을 마무리하고 있었습니다. ‘톡-톡-톡’ 나지막한 노크 소리가 늦게 들려 시계를 보니, 자정이 다 되었습니다. 문 앞에는 옆방에 사는 형제가 서 있었습니다. 

 

나는 그 형제에게 무슨 일이 생겼나 싶어, 조금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물었습니다. 

“아니, 무슨 일이야?”

”다름 아니라, 오늘 누나 수녀님으로부터 온 편지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편지의 주된 내용은 그 형제의 누나 수녀님이 건강검진을 받으러 병원에 갔더니, 검사 결과 암이 발견됐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모월 모일에 어느 병원에서 암 수술을 하는데, 동생 수사님에게 기도해 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 수사님, 아니 내 동생 **아. 모든 것을 온전히 하느님께 맡기고 살아가기로 결심한 것이 우리의 삶인데,갑자기 암 진단을 받고 나니 경황이 없더라. 사실 처음에는 하느님을 쬐금 원망했어. 그저 묵묵히, 열심히 기도하면 살아온 것 뿐인데... 하느님은 왜 나에게 이런 병을 허락하셨는지... 그리고 너도 알다시피, 나는 아직 나이도 젊은데, 하고 싶은 사도직도 있고. 수녀원 안에서 해야 할 소임도 많은데, 이렇게 큰 병을 앓게 되니, 앞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걱정이 앞섰단다. 더 큰 슬픔은 혹시 대수술후에 경과가 좋지 않아서, 빨리 죽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두려움이...’

 

그런데 누나 수녀님의 마지막 편지 문구가 내 가슴을 쿵...하고 울렸습니다. 

 

‘하느님게서 우리를 불러 주셨으니 마지막 순간까지 주님게 응답하는 삶을 살아가자꾸나. 그리고 혹시 무슨일이 있을지 몰라도, 그것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로 받아들이자. 내 동생 **아, 우리 천국에서 꼭 만나자, 안녕.’

 

찡한 마음을 추스리며 그 형제에게 물었습니다. 

“형제는 어때? 지금 마음이 많이 흠들겠다.”

”아뇨, 이제 저는 담담해요. 그리고 누나 수녀님께 고마운 건, 유언과 같은 그 마지막 말이에요. ‘천국에서 꼭 만나자’ 그 부분을 읽는데, 처음에는 눈물이 핑 돌고 가슴이 먹먹해졌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니 나도 모르게 미소가 나와요. 누나 수녀님을 위해 기도해야겠지만, 더 고마운 것은 누나 수녀님 수도자로 잘 살고 있는 것이 자랑스러워요. 이제는 제가 누나 수녀님을 천국에서 못만날까봐, 슬슬 걱정이 돼요. 수사님, 저희 누나 수녀님을 위해 기도해 주실거죠?”

 

그 형제가 떠난 자리, 남매 수도자의 감동 어린 모습을 생각하니 내 마음이 훈훈해졌습니다. 그리고 ‘천국에서 만나자’는 그 남내의 유언을 읽으면서, 어쩌면 그 남매는 ‘지금, 여기서’ 마치 천국의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강석진 신부

 

번호 제목 이름 세례명 날짜 조회 수
130 12월의 가을 [1] 김명화 스텔라 2017.12.07 57
» 누나 수녀님의 편지 김재화 시몬 2017.11.27 56
128 구노의 아베마리아 AdelaKim Adela 2017.11.22 28
127 소개 합니다. - 워싱턴 디씨에 성경박물관 오픈 AdelaKim Adela 2017.11.20 33
126 정약종 아우구스티노와 주교요지 김인숙 베레나 2017.11.17 26
125 타 종교에 대한 가톨릭의 관용은 ‘종교다원주의’ 아닌지요? 김재화 시몬 2017.11.03 38
124 2017년 10월22일 미주 평화 신문 file 방정모 요한 2017.10.28 75
123 소풍 [1] 김명화 스텔라 2017.10.13 171
122 가톨릭에 부정적인 타종교 사람을 어떻게 대해야 하나요? 김재화 시몬 2017.09.26 68
121 10월7일 토요일 랄리 한인회 행사 방정모 요한 2017.09.11 76
120 2017년도 10월 랄리(NC) 지역 순회영사 실시 계획 방정모 요한 2017.09.11 60
119 사랑의 말로 회복되는 우리의 관계 <8/27주보계속> [1] 방정모 요한 2017.08.25 82
118 감사 시리즈 (2) [1] 김명화 스텔라 2017.08.12 89
117 기복 신앙이 잘못된 것인가요? 김재화 시몬 2017.08.04 76
116 성당 건축의 의미 [1] 김인숙 베레나 2017.07.27 98
115 어떤 것을 알려면 - 존 모피트(류시화 옮김) [1] file 김혜윤 파비올라 2017.06.14 115
114 기도는 하루를 여는 아침의 열쇠 - 법정스님 김혜윤 파비올라 2017.06.14 49
113 커피의 종류와 특성 나정우 그레고리오 2017.07.11 123
112 물질적 풍요로움은 결코 삶의 풍요로움을 이루어낼 수 없다. 김재화 시몬 2017.06.19 121
111 나는 왜 작은 일에만 분개하는가 [1] 김명화 스텔라 2017.06.17 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