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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당 신부님 교중 미사의 짧은 강론 버전 입니다.

감사와 나눔의 한가위

나부덕 2008.09.12 11:23 조회 수 : 990 추천:131

한가위입니다. 한국에 있으면 잘 느끼지 못하지만, 외국에 홀로 나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고향이 그립고 가족들이 더욱 보고 싶은 날입니다. 저도 미국에서 유학 생활을 할 때, 외로움이 가슴에 파고들어 온몸이 향수로 아파하던 날입니다. 저는 미국 동부에서 공부했는데, 한국과는 지구의 반대편에 위치해 한국보다 약 13시간이 늦습니다. 미국 시간으로 한가위 전날 밤 8시경에 한국의 본가로 국제전화를 겁니다. 한국 시간으로 그 시각이 한가위 오전 9시경이고, 집에서는 차례를 마친 후 가족들 모두가 둘러앉아 음식을 나누고 오순도순 이야기꽃을 피울 무렵입니다.
전화가 올 것을 미리 알고 계신 어머니와 먼저 통화를 합니다. 아버지가 그 전화기를 이어받고, 동생 내외와 막내 동생 내외가 다시 전화기를 이어받습니다. 그리고 저의 조카들이 그 전화기를 바통으로 이어받아 저에게는 익숙지 않은 그들의 목소리를 들려 줍니다. 그리고 귀에 익은 어머니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다시 한 번 들으면서 통화는 끝납니다. 고국과 고향을 그리워하며 기숙사의 방에서 나와 이국 하늘에 떠 있는 둥근 달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달은 이내 보고 싶은 가족들의 얼굴로 차례차례 바뀝니다.
외국에 있다든지, 한국에 있으면서도 고향에 갈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사람들은 한가위의 풍경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가족과 친지들의 모임에 참여하지 못하는 안타까움과 함께, 그 모임 안에서 이루어지는 정겨운 감사와 나눔에 동참하지 못하는 아픔입니다. 우리 전통에서 한가위는 그 해에 거두어들인 햇곡식과 햇과일로 조상들에게 차례를 지내고, 음식들을 이웃들과 서로 나누어 먹으며 즐겁게 하루를 지냅니다. 한가위에 우리가 맛보는 음식들은 한 해 동안 우리가 땀을 흘린 노동의 대가로 얻게 된 결실입니다.우리가 이러한 결실을 얻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모든 이에게 감사하고, 또한 결실을 다른 이들과 풍요롭게 나누는 날입니다.
한가위는 감사의 명절입니다. 한가위에 지내는 차례의 의미는 무엇보다 풍성한 결실을 주신 하느님께 대한 감사입니다. 우리의 정성과 노력으로 힘들게 수확한 오곡백과는 노동의 대가이기도 하지만, 땅과 비와 햇빛이라는 자연의 도움이 있어야 합니다. 풍성한 결실을 맺는 것은 자연을 지배하시는 하느님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감사는 하느님은 물론이고 사람들에 대한 감사로 이어집니다. 차례를 지내면서 우리는 우리 존재의 뿌리가 되는 조상님들의 은혜에 감사드리고, 선조들이 묻힌 산소에 찾아가 성묘를 하며 조상님들을 기억하고 그분들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또한 부모님과 은인들을 찾아뵙고 인사를 드리는 것도 그분들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 위함입니다.
한가위는 감사와 함께 나눔의 명절입니다. 차례상을 물리고 함께 자리한 가족들이 풍성하게 차려진 한가위 음식들을 나눕니다. 한 자리에 모여 앉아 단순히 음식을 나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동안 떨어져서 보지 못했던 가족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들이 살아가는 삶의 정담을 나눕니다. 풍요로운 음식이 나누어지고, 또한 우리가 겪고 있는 삶의 애환이 나누어지는 자리입니다. 한가위가 풍성한 것은 음식이 많을 뿐만 아니라, 우리가 그 풍성함을 함께 나누는 마음의 풍요로움이 있는 까닭입니다. 감사와 나눔으로 모두가 하느님을 닮은 풍요로운 마음을 지니는 한가위이기를 기원합니다.


- 김영춘 베드로 신부│평화방송·평화신문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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